2020년 12월 31일 목요일

茶小隱(차소은) - 80年代中期野生六堡 (80년대중기 야생육보)


80년대 차라니 거의 30년이 흐른 차인데 예전에 마신 80년대 복전차 이후로는 이렇게 오래된 차는 오랜만입니다.

야생이라는 단어가 궁금해서 중국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인위적으로 길들여 재배되었으나 어떤 이유로 버려져 자연에서 오랫동안 있던 차를 말한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마신 공부차의 육보차에선 쿰쿰한 발효향이 나던데 여기에선 없네요.

찻물에서도 역시 발효향이 안나는데 최근에 마신 차소은의 90년대 이무 생차도 그렇고 이 브랜드는 깔끔한 향의 차를 선호하나 봅니다.

뒤에 은은하게 단맛도 있는 것이 숙향을 제거한 보이숙차 같아요.

Afternoon Tea - Marron Milk Tea


Afternoon Tea면 일본에서 종종 보이던 찻집인 거 같은데 일본에선 자기네 이름을 걸고 홍차를 판매하는 곳이 많네요. (찾아보니 1981년에 오픈했다고 합니다.)

사이트에는 자세한 설명이 없던데 다행히 차에 설명서가 있어서 그대로 우렸습니다. (물 200ml에 3분)


일본에선 밤 크림으로 만드는 몽블랑이 인기라고 하던데 그걸 생각해서 만든 차일까요?

디저트 느낌의 향이 나긴 하는데 저에겐 약해서 크게 와닿지 않더라고요. CTC답게 맛이 쌉쌀하니 잘 조절해서 마셔야 합니다.

Lupicia - CACHE-CACHE

크리스마스 한정 홍차로 핑크 페퍼랑 녹색의 별사탕, 금색 아라잔을 보면 크리스마스 트리가 떠오르긴 합니다.


루피시아에선 숨어있는 향기를 찾아보라고 하면서 숨바꼭질이라는 뜻의 CACHE-CACHE를 붙였다고 하던데 

그 이름대로 무슨 향인지 집어내기 어렵네요. 딸기 웨하스처럼 과일 향 + 바닐라 향이 첨가된 과자 느낌이긴 한데..

2020년에는 인도, 베트남, 케냐의 찻잎이 블렌딩된 홍차라고 합니다.

2020년 12월 26일 토요일

茶小隱(차소은) - 90年代末易武生普散茶(90년대말 이무생차)


1990년대의 생차로 이무는 중국의 보이차를 생산하는 다원 중에서 인기가 많은 지역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찻잎 본래의 향은 거의 남아있지 않고 쓴맛만 약간 남아있어서 생차라는 걸 알게 해줍니다. (생차의 향이 많이 약해진 느낌.)


예전에 마신 1990년대 생차가 숙차와 생차의 맛이 반반씩 났다면 이건 아주 건조한 창고에서 발효를 제한하여 생차의 느낌만 남도록 만든 차인 거 같습니다.

생산연도와 원료가 비슷하더라도 

창고의 보관조건(온도, 습도)을 달리하면 이렇게 차이가 크나 싶네요. (저는 생차라도 세월이 지나면서 숙차의 느낌이 나는 게 자연스러운 쪽이라고 생각하지만요.)

喝茶研究所 - 花香奇兰(화향기란)


매우 부드러운 향기로 최근에 만난 암차들과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화향이라는 이름처럼 꽃을 떠올리기보단 누룽지가 생각나네요.


다우림차실의 2019 정암 혜원갱 수선이 순한 맛이었다면 이건 끝에 아주 약간의 떫은맛으로 마무리됩니다.

차를 다 마실 때까지 누룽지 사탕이 생각나는데 구수함과 약간의 달달한 향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어요.


브랜드 이름의 喝茶에서 喝이 우리나라 사전에선 꾸짖을 갈로 주로 사용되기에 갈차인줄 알았는데 중국에서 찾아보니 

喝茶啦!

(차를 마셔!) (drink tea!) (It's tea time!) 이런 의미로 사용되더군요.

갈증 날 땐 차를 마셔! 정도인데 喝茶研究所 를 영어로 바꾸면 Tea Time Laboratory 일 거 같습니다.

2020년 12월 25일 금요일

죽로재 - 2009년 경매 고수차


물이 닿자마자 생차의 나물 향이 살짝 올라오다가도 금세 사라지는 거 보면 세월이 많이 지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첫 잔은 연하게 우렸는데 오래 묵힌 차라 그런지 쓰고 떫은 맛이 약해 부담스럽진 않네요. 단내는 살짝 스쳐 지나갈 정도로 약합니다.


2번째는 진하게 우렸는데도 생차의 풋풋한 향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묵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기 향이 옅게 깔리고 오래 우려도 그렇게 쓰고 떫지 않다는 건 좋았지만 경매산 특유의 청향이 사라진 건 아쉽더군요. 

생차를 어려워하는 분에게는 추천할만했습니다.

2020년 12월 24일 목요일

Cuckoo - 温州みかん緑茶(온주밀감녹차)

(2016년에 작성했던 시음기인데 아직 안 올리고 있었네요. 이 차는 계절 한정인지 지금은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온주밀감은 중국이 원산지인데 일본에서 개량된 품종이 제주로 넘어와서 현재 우리가 흔히 먹는 귤이 됐다고 하네요.

확실히 레몬이나 오렌지보단 약한 향기입니다. 천연이라 향이 더 약한 걸 수도 있고요.


물을 부으면 녹차의 고소한 향이 진해져서 귤향 웨하스 같은 느낌도 듭니다. 마시면 단맛이 없어서 금방 과자가 아니란 걸 알게 되지만요.

귤 향을 살짝 첨가한 녹차인데 일본 녹차의 감칠맛이나 날카로움이 드러나지 않아서 마시기 편했습니다.

산수화 티하우스 - 2005 맹해 보이숙차


찻잎이 잘게 부서져 있어서 세차는 필요 없을 거 같기에 바로 마셨습니다.

차를 우린 후에 숙향이 올라오던데 좀 쿰쿰하네요. 얼마 만에 느껴보는 향인 건지.


요즘 숙차들은 발효할 때 나는 이 향을 의도적으로 약하게 해놨더라고요.

향은 1990년대의 숙차에 비하면 강한 편은 아니었습니다만 텁텁하고 쓴맛에 숙차의 특징인 단맛이 거의 없어서 별로더군요.


마시고 나니 예전에 우리나라 마트에서 팔던 보이차 티백이 생각나던데 그때 마셨던 보이차 티백이랑 비슷했습니다.

저는 향보다 입안에 계속 남는 텁텁한 이 맛이 차를 마시는 데 방해가 되네요.

茶小隐(차소은) - 2020 特窨针王(특음침왕)


저번에 마신 건 2019년 차이고 이번에는 2020년 차입니다. 주신 분이 2019년과 2020년 차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저도 궁금해졌기에 마셔봤습니다.


2020년 특음침왕

1. 끊어지지 않고 길게 이어지는 향은 여전합니다. 

(제조과정에서 향을 여러 번 입히는데 거기에서 생겨난 특징인 거 같습니다.)

2. 2019년 차에서 향기롭다고 느꼈던 재스민 꽃향기는 약해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추측해봤는데 2020년에는 우리나라도 2달 가까이 홍수 피해가 났지만, 중국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하더군요. 재스민꽃은 비가 오면 품질이 낮아지는 것도 있으니 그게 차의 완성품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3. 빙탕이라고 생각할만한 달콤함도 약해졌습니다.

(2번과 동일한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여담으로 중국의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재스민차의 역사가 1000년 이상 되었다고 하던데 제조 과정에서 꽃향기를 첨가한 차니까 가향차의 역사도 그만큼 오래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Mariage Freres - Wedding Imperial


마리아쥬에서 가장 유명한 차 중에 하나로 모슬린 티백이 인상적입니다. 

프랑스의 결혼식에서는 드라제(설탕으로 코팅된 아몬드)를 이런 식으로 정성스레 포장해서 답례품으로 준다던데 

그래서인지 이 차의 이름도 Wedding Imperial이 아닐까 합니다.


티백에선 초콜릿 향이 가득한데 다구에선 아삼의 몰트향도 느껴지네요.

입안에 넣으면 초콜릿과 캐러멜 향이 퍼지는데 어느 한쪽을 강조하기보단 밸런스를 중요시한 차 같습니다.

달콤한 향과 홍차의 맛이 설탕과 아몬드로 만들어진 드라제를 생각나게 할 수도 있을 거 같네요.

2020년 12월 23일 수요일

다우림차실 - 2019 정암 혜원갱 수선


최근에 암차를 자주 마시니 이 향에 익숙해져 갑니다. 구운 향이라고 해도 기문과는 다른 느낌인데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엽저를 보니 왕순명의 대홍포 만큼은 아니지만, 녹색이 남아있는 찻잎으로 우롱차로 치면 청향에 가까운 농향 같습니다. (암차는 우롱차의 농향과 비슷한 면이 많네요.)

찻잎의 색만 봐선 연기 향이 날 거 같지만, 굉장히 순하달까. 순하면서도 은은한 단내에 어느샌가 한잔을 다 마시고 2번째 잔을 마시게 되네요.


차를 마신 후에도 다시 생각이 나게 할 정도로 좋은 차였습니다. (최근에 마신 것 중에 특음침왕, 금사예, 대홍포와 비교될 정도로 마음에 드네요.)

그런데 이 차의 설명을 보니 다시 구하기 어려울 거다. 라는 부분이 있고 현재는 품절이라는 걸 보면 같은 차는 더 마실 수 없나 봅니다.

2020년 12월 12일 토요일

불수탕차

날씨가 추워지니 자연스레 몸을 데우는 차를 찾게 되던데 우리나라에선 설탕이 듬뿍 들어간 생강차나 유자차를 주로 마시죠.
저는 유자차를 좋아하는데 찾아보니 중국에도 비슷한 게 있었습니다. 
불수감이라는 귤의 일종으로 만든 차로 유자차처럼 설탕으로 절였다는데 맛이 궁금해지네요.

홍화(잇꽃)와 아라잔에 대한 이야기

얼마 전에 식품에 사용 불가한 꽃 리스트라면서 식약처에서 발표한 자료에 홍화(잇꽃)도 포함되어있기에 궁금해서 문의해봤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독일, 호주까지 차에 넣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선 약재로 사용하고 있는데 왜 금지하나 싶어서요.

1. 잇꽃은 왜 식용으로 인정이 안되냐고 문의하니

<식품원료 판단기준에 따라, 독성이나 부작용이 없고, 식욕억제, 약리효과 등을 목적으로 섭취한 것 외에 '국내에서 전래적으로 식품으로서 섭취한 근거'를 기준으로 안전성과 건전성이 확인된 것에 한하여 인정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기에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들었는데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섭취한 기록이 있어야 인정이 된답니다.

위에 나온 전래적이라는 단어는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온다는 뜻으로 한세대 정도는 먹어서 괜찮아야 인정한다는 이야기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식약처의 생약 사이트에는 홍화(잇꽃)가 있고 식약처의 생약연구과에도 자료가 있는 걸 보면 의약품으로는 인정하는거 같은데 식용으로는 왜?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 아라잔은 일본 브랜드의 차에 자주 들어가는 색색의 구슬로 

은이 식용으로 인정 안 되기 때문에 아라잔은 수입 불가이며 똑같이 은이 들어가는 은단은 의약외품으로 허가를 받아서 괜찮다는 것인데

외약외품과 식용은 기준이 다른 거 같습니다. 


나쁜 성분이 있어서 금지한다기보단 아주 오래전부터 먹어왔던 자료가 있어야 인정한다는 거 같더라고요.

Lipicia의 새해 한정차(2021년과 2009년)


루피시아에서 2021년 새해 한정차라고 나온 게 있는데 차 이름이 La La La로 예전에 본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나서 뒤져보니

2009년에도 나온 적이 있네요. 그때의 이름은 樂樂樂 (LaLaLa)로 한자 뒤에 영어 이름도 있었습니다.

이게 2009년에 마신 차인데 장미를 통째로 넣어줬고 녹색으로 보이는 찻잎은 재스민이 아닐까 합니다. (2021년에는 장미 조각과 에리카꽃이 들어간 점이 다르네요.)

2009년 설명에는 장미랑 재스민, 리치였다고만 나와 있고 2021년 설명에는 상쾌한 과일 향이라고만 되어있는데 아마 열대 과일 향을 말하는 거 같습니다.

같은 이름을 다시 사용했던 것부터 예전 차와 거의 비슷한 블렌딩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大益茶庭(대익차정) - 经典普洱(경전보이)


경전보이 생차(经典普洱生茶) 

작게 부서진 갈색의 찻잎을 보니 몇 년 이상 묵힌 느낌이었고 찻물에서도 그런 향이 납니다.

입속에선 화한 느낌의 향이 퍼지는데 생차의 쓰고 떫은 맛도 적어서 괜찮네요. 티백이라고 해서 별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저는 화한 향이 제일 많이 느껴지던데 뭔지 궁금하네요. 식으면 쌉쌀함이 진해지니 따뜻할 때 마시는 걸 추천합니다.

경전보이 숙차(经典普洱熟茶)

잘게 부서지긴 했지만, 어린잎 위주로 만든 게 보이네요. 숙향은 신경 써서 맡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약합니다.

커피와 비슷할 정도로 진하게 우러난 수색이지만 거슬리는 향은 없었습니다. 

약간 쌉쌀하며 단맛은 잘 모르겠지만 마시기 편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할만한 차네요.


주신 분이 이 제품은 10년 이상 묵힌 차로 만들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생차도 갓 만든 차보다는 부드러워서 맛있었습니다.

사실 대익은 보이차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초보가 접근하기 어려운데 일부러 10년 이상 묵힌 차를 티백으로 만들었다는 건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그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2020년 12월 10일 목요일

Lupicia - Amanatsu Oolong, Momo Vert


Amanatsu Oolong(あまなつ烏龍)

상큼한 느낌의 이 향이 여름귤인 아마나츠겠죠? (노란색은 별사탕입니다.)

조그만 찻잎이 다구를 가득 채울 정도로 부풀어 오르는 건 언제 봐도 신기합니다. 


차에서 여름귤을 구현해낸 건 좋았지만 향이 약한 게 좀 아쉽네요. 베이스인 우롱차의 향도 특징이 약해서 잘 모르겠고요.

Momo Vert(白桃煎茶)

루피시아에 진행했던 투표 중에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차에서 1위를 한 차입니다.

모모우롱 극품에서도 맡아봤던 이 복숭아 향기가 참 좋아요.


녹차라서 식힌 물에 우리려고 했으나 권장우림법에는 90~100도라고 되어있습니다. 

(전에 읽었던 시음기 중에 기억나는 구절이 있는데 

루피시아는 누가 우려도 마실 수 있도록 온도에 민감하지 않은 녹차를 판매한다는 내용이었고 그래서인지 이 차도 높은 온도로 우릴 수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처음에는 90도 정도로 했는데

엽저에서 녹차의 고소한 향이 나고 찻물에선 복숭아향과 미끄덩한 맛이 느껴집니다. 녹차의 쓴맛이 많이 드러나지 않아서 괜찮네요.

나쁘진 않았는데 저는 역시 모모우롱 극품의 복숭아가 더 좋았습니다.

2020년 12월 9일 수요일

중차공사 - 2000년 숙전차


얼마 전에 중차공사의 1999년도 생전차를 마셔봤는데 이거는 2000년도에 생산한 숙전차네요.

대엽이 많은데 예전에 마셨던 것 중에 황편으로 만든 숙차와 비슷해 보일 정도입니다.


찻잎에선 별다른 향은 없었고 차로 우려내도 숙차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러운 느낌의 향만 있었습니다. 

쓴맛이나 떫은맛은 거의 없다가 마지막에 짭짤한(?) 맛이 나오던데 이게 뭔가 싶어서 다른 날에 다시 시음해봤으나 계속 느껴지네요.


차에서 이런 맛은 처음이라 검색해봤는데

찻잎에도 소금이 미량 들어있긴 하나 정말 적은 양이기에 제가 느낄 수는 없을 거 같고 착각이 아닐까 생각 중입니다.

2020년 12월 5일 토요일

빙차철관음(冰茶铁观音)

예전에 동결건조로 만드는 추습차를 마시다가 비슷한 차가 있다기에 찾아본 적이 있는데 

검색해보니 2020년 현재에도 빙차철관음이라는 걸 판매하고 있습니다. (설명을 보니 철관음으로 유명한 안시현의 서평현 송암촌에서 만든 거라네요.)


빙차철관음(冰茶铁观音)은

철관음의 제조 공정에서 열을 가하지 않았기에 청향과 맛을 보존한 차로 여름에 주로 마시며 영하 12도의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답니다. (냉동실 보관으로 18개월)

이처럼 매우 낮은 온도로 유통되어야 하기 때문에 해외배송은 어려울 거 같습니다. 판매자도 받고 난 직후에 4~5시간 얼려두라고 하고요.


마시는 방법은 냉침을 추천하던데 찻잎을 찬물에다가 10시간 정도 두는 것으로

제가 보기에는 철관음의 신선한 향을 가장 극대화해서 느끼게 하는 차로 여름에 마시면 좋을 거 같긴 합니다.

물론 따뜻하게 우려서 마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빙차철관음의 엽저라는데 보기만 해도 청향이 듬뿍 올라올 거 같네요.

이건 제가 예전에 마셨던 추습차의 엽저인데 청향과 녹색이 돋보이는 차로 상미기간이 짧은 게 단점이었죠.

이런 거 보면 그 지역에 가서라도 맛보고 싶어지지만, 현재로선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공부차 - 진향육보차


찻잎에서 보이 숙차의 쿰쿰한 향이 나는데 저번에 중국 사이트에서 찾은 진향의 애매한 정의를 보면 숙향도 진향의 범주에 포함되니 진향차라는 게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따뜻한 물이 닿으니 그 향이 더욱 잘 나는데 보이 숙차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향으로 거슬리는 느낌은 아닙니다. 


왜 이렇게 비슷할까. 라고 궁금해서 찾아보니

육보차도 보이 숙차처럼 악퇴발효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다만 과정이 달라서 향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고요.

보이 숙차보다 발효 향은 적은 대신에 보이 숙차의 단맛도 없는 게 차이점인 거 같습니다. (판매처의 설명에도 단맛이라는 표현은 없네요.)

王順明茶道福到巖茶店(왕순명다도복도암차점) - 大紅袍(대홍포) 원엽대포차


얼마 전에 마신 대홍포와 뭐가 다른가 싶어서 사진의 포장지를 찾으니 原葉袋泡茶(원엽대포차)라고 나오던데 번역하면 whole leaf tea bags인 거 같습니다. (찾고 보니 티백에도 적혀있었네요.)

네모난 포장지를 뜯으니 나오는 건 다시백? 저는 다른 티백처럼 삼각형이나 사각형의 납작한 티백을 상상했는데 티백 봉투를 꽉 채울 정도의 다시백이라니.

찻잎의 형태는 매우 길쭉하고 구운 향은 옅습니다.

같은 브랜드의 대홍포를 그대로 티백으로 만든 거 같은데 이 차의 엽저도 녹색이 많았고 

맛은 순하면서 뒤에 달큰함이 살짝 남는 차였습니다.

2020년 12월 4일 금요일

王順明茶道福到巖茶店(왕순명다도복도암차점) - 大紅袍(대홍포), 肉桂(육계)


大紅袍(대홍포)

찻잎에선 구운 향이 부드러운 편이었고 

이전에 마신 귀동정암육계가 검은색과 갈색의 찻잎이었다면 이 차는 녹색에서 살짝 더 구운 정도였습니다. 

엽저에서도 녹색이 많이 남아있더군요.

귀동정암육계는 마지막에 떨떠름한 맛이 좀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왕순명의 대홍포는 향도 맛도 순해서 좋네요.


최근에 마신 차가 육계라서 비교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거 대홍포였죠?

예전에 다른 차를 살 때 판매자가 끼워준 대홍포는 단맛은 좋았지만 매캐한 향이 특징이었는데 이 차와 비교하면 극과 극이랄까. 너무 다르네요.


암차(岩茶)라고 하면 검은색 바위가 떠오르는데 이건 우롱차를 살짝 구운 느낌이랄까. 그런데 우롱차 특유의 꽃향기는 안 나니 우롱차는 아니고.. 아무튼, 암차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됩니다.

정보를 찾아보니 王順明(왕순명)이라는 비물질문화유산전승인이 만든 대홍포라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인간문화재가 만든 녹차가 될 거 같습니다.

자기 이름을 내건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데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이에요.

대바구니에 있는 찻잎을 들고 있는 캐릭터의 분홍색 포장지가 대홍포, 대바구니에 있는 찻잎의 향을 맡는 듯한 캐릭터의 파란색 포장지가 육계라고 합니다.

肉桂(육계)

구운 향과 함께 약간의 달달한 향이 나는데 

위의 대홍포보다 진해서 검은색에 가깝고 탄내라고 할 정도는 아닌데 구운 향이 짙습니다.

한 모금 마시니 구운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지만 이와는 반대로 차 맛은 순해서 부담 없이 넘어갑니다.

찻잎의 맛이 순한 종류를 구운 느낌인데 대홍포보다는 많이 구웠네요. 같은 브랜드의 차로 비교하니 육계랑 대홍포의 차이를 알겠습니다.


향 : 대홍포가 순하고 육계는 구운 향이 짙습니다.

맛 : 다른 차에 비하면 둘 다 순하지만 그래도 대홍포가 좀 더 순합니다.

암차하면 검은색 바위가 생각나는데 여기의 차는 검은색을 살짝 덧칠한 느낌입니다.


차를 마시다 보니 더 알아보고 싶어서 중국 바이두 백과에서의 암차 설명을 보니 

岩岩有茶,非岩不茶 이런 말이 있던데 이게 무슨 말일까요? 암석에는 차가 있지만 비암에는 차가 없다??


다른 분이 알려주셨는데<바위가 모이는 곳에 차가 있고, 그렇지 않은 곳엔 차가 없다.> 라는 뜻으로 무이암차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바위가 많은 무이산 지역에만 암차가 있고 다른 지역에는 이런 차가 없을 것이다. 라고 자랑하는 듯한 말이네요. 축약해서 써놓으니까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乙楚佳木(을초가목) - 清眉(청미)


찻잎을 보자마자 왜 청미라는 이름인지 알 거 같네요. 금준미처럼 새싹으로 만들었는데 녹색이니 청미라고 한 거 같습니다.

주신 분이 건양백차(建阳白茶)라고도 하셔서 찾아보니 거의 녹차와 비슷한 모습이네요.


백차니까 식힌 물에 우렸습니다. 

처음에는 녹차의 고소한 향이 살짝 스쳐 지나가고 감칠맛이 입안에 확 퍼지는데 저번에 다른 백차를 마실 때도 느꼈지만 백차는 감칠맛을 특화한 차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쓰거나 떫지도 않으니 물처럼 마셔도 되고요.

오설록 - 삼다연


포장지에 적힌 대로 150ml, 90도의 물, 2분으로 우렸습니다.

고초균으로 발효한 차라는데 된장에도 관여하는 균이죠. 

찻물에서는 보이 숙차의 발효 향은 안 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오설록이 설명하던데


오설록의 발효 기간 : 7일

보이숙차의 발효 기간 : 30~45일

된장에 쓰이는 고초균이라기에 발효 향이 강할 거라고 예상했으나 7일이면 뭐, 안날 수도 있겠네요.


예전에 국내의 찻잎으로 중국의 보이 숙차처럼 만드는 분이 있다고 해서 마셔봤는데 새콤한 향이 나는 게 특이하더라고요. 그분은 발효 기간을 더 길게 잡았나?

오설록이 말하던 삼나무의 향은 차에서 나무 느낌이 나기에 알겠더군요. 그러나 포장지에 적혀있던 꿀 향미는 어디에?


전체적인 느낌은 예전에 마셨던 우리나라의 (발효차, 잭살, 황차, 홍차)처럼 향이나 맛이 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2번째는 권장우림법보다 진하게 우리니까 발효 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순 있었지만, 대신에 텁텁한 맛이 강해져서 추천하진 않습니다.

2020년 12월 3일 목요일

Tea berry - Geisha Smile, Strawberry Cream, Sweet Grapefruit


Geisha Smile (Улыбка гейши)

게이샤라기에 당연히 일본 녹차인 줄 알았는데 홍차? 

찻잎에선 바닐라 향이 앞서고 뒤에 다른 과일 향이 있긴 한데 워낙 바닐라가 압도적이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수색이 붉게 우러나온 거 치고는 차의 맛은 순한 편입니다. 마셔보니 과일은 있긴 한데 잘 모르겠다 싶어서 이 브랜드에 가서 찾아보니

티백이 아닌 찻잎으로 된 사진도 있네요. 이 차의 이름도 게이샤 스마일입니다.

성분 : 홍차, 복숭아, 국화, 해바라기 꽃잎, 향료

Strawberry Cream (Земляника со сливками)

포장지의 딸기와 크림을 보고 기대했으나 향은 약했습니다. 그마저도 크림이 앞서고 딸기가 약하더군요.

처음 받을 때부터 봉투에서 향이 새긴 하던데 관심이 먼저 가는 차부터 마신다고 깜빡하고 있었습니다. 최상의 상태일 때 마셔야 했는데 아쉽네요.

성분 : 홍차, 사과, 블랙 베리 잎, 딸기, 장미 꽃잎, 향료


포장지 뒤에 각각 gorgeous, wonderful, high-quality 홍차라고 써놨기에 얼마나 좋은 찻잎을 쓰기에 이런 자신감을 내비치나 싶었는데 

베이스가 되는 홍차의 맛은 오래 우려도 쓰거나 떫지 않은 것이 괜찮긴 했습니다. 밀봉의 불완전함으로 인한 거라 원래의 향을 짐작할 수 없는 게 안타깝네요.

Sweet Grapefruit (Сладкий грейпфрут)

이 차는 자몽의 상큼한 향이 남아있네요. 

찻물에서는 그 향이 약해지지만 순한 맛의 가향 홍차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괜찮네요. 은은하게 향이 감도는 순한 맛의 홍차?


만든 지 얼마 안 된 이 차를 마셔봤다면 평이 달라졌을 거예요.

성분 : 홍차, 레몬 껍질, 레몬 조각, 설탕에 절인 자몽 조각, 장미 꽃잎, 향료

正山堂(정산당) - 金丝蕊(금사예)


금색의 찻잎이었다면 금준미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가느다란 찻잎이에요.

찻물에선 고구마 향이 연하게 올라오고 입속에서는 달큰함이 살짝 감돕니다. 마신 후에도 이 달큰함이 계속 생각나는 것이 상당히 좋은 차네요.

차가 식은 뒤에는 달큰함보다 고구마 같은 향이 더 강조되는 걸 보면 따뜻하게 마시는 걸 추천합니다.


연기의 느낌은 거의 없는 정산소종인데 
 
검색해보니 예전 중국의 정산소종은 서양의 랍상소총(Lapsang souchong)처럼 훈연향이 강했지만, 사람들의 취향이 변하면서 무연(无烟) 정산소종이 나오게 되었다는 거 같습니다.

(철관음도 예전에는 구운 쪽이었는데 현재는 청향형이 많이 나오는 것처럼 시대에 따라 사람들의 취향이 변하는 거 같네요.)

2020년 12월 1일 화요일

Typhoo - Typhoo Tea


홈플러스에서 수입하고 있는 타이푸티로 작년부터 들어오고 있는데 밀크티에 최적화된 홍차입니다.

저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마셔봤지만, 판매처에서 권하는 대로 우유 200mL와 티백 1개를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마시는 게 제일 맛있더라고요.

고소한 맛과 홍차의 향이 잘 어우러지는데 여기에 약간의 단맛까지 있으면 좋습니다. 우유와 홍차가 합쳐지니 맛이 더욱 좋아져요!

(우유 때문인지 쓰고 떨떠름한 맛도 약한데 요즘은 소화가 잘되는 락토프리 우유도 있으니 취향 따라 선택하시면 됩니다.)

티푸드는 펑리수인데 예전에는 대만 직구나 차이나타운에 가야 팔던 게 이제는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네요. 

쫀득한 식감에 그리 달지 않아 저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2020년 11월 28일 토요일

Sir Thomas LIPTON - Kyoto Sakura, AHMAD - Winter Prune


Sir Thomas LIPTON - Kyoto Sakura

브랜드 이름만 보면 립톤인거 같지만 검색했을 때 나오는 건 교토의 찻집으로 설명을 보니 1930년에 문을 연 립톤 일본 지점이랍니다.

그곳의 글만 봤을 때는 216 The Strand나 로얄코펜하겐, 민튼처럼 다른 나라 브랜드의 이름을 빌려와서 만든 일본 한정 홍차인가 싶었습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노리다케도 자체 브랜드의 홍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나고야에 갔을 때 구경한 건데 사이트를 보니 아직 팔고 있네요.)


차를 우리면서 이건 일본 지점의 홍차니까 당연히 벚나무잎의 쑥향이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향이 약해서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교토 사쿠라에서 쑥향은 안났기에 체리인가 싶었으나 서양의 사쿠라 홍차는 체리 사탕처럼 진한 향을 내뿜었기에 긴가민가 하더라고요.

AHMAD - Winter Prune

립톤의 홍차랑 아마드의 Winter Prune을 왜 같은 봉투에 주셨지? 라고 생각해봤는데

혹시 립톤의 Kyoto Sakura와 아마드의 Winter Prune 티백 배경 사진에 있는 꽃이 Sakura라서?


라고 생각했으나 아마드 티백 사진에 있는 꽃은 매화라고 합니다. 벚꽃과 매화가 비슷한 색상이긴 하네요.

이 차도 향이 약해서 잘 모르겠으나 프룬 같긴 합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Sir Thomas LIPTON은 러시아 한정이 맞는 거 같습니다. 글에도 러시아 모스크바라고 설명되어있네요.

https://www.packagingoftheworld.com/2018/08/sir-thomas-lipton.html

草木神樅(초목신종) - 鬼洞正巖肉桂(귀동정암육계)

귀동정암육계에서 육계는 차 이름, 귀동과 정암은 지역 이름인 거 같습니다. 

귀동(鬼洞)은 직역하면 귀신 동굴인데 

지형의 독특함으로 인해 바람이 계곡으로 들어가면 귀신과 비슷한 소리를 낸다고 해서 귀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귀동이라고 하면 귀여운 아이를 뜻해서 뭔가 이미지가 매치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합니다.)

갈색과 검은색의 찻잎에서는 구운 향이 나는데 탄내는 아니고 아주 부드러운 느낌의 향기에요. 

분명히 초콜릿은 아닌데 초콜릿이 연상될 정도로 부드럽다고 해야 하나. 

처음에는 부드럽게 구운 느낌의 향기, 달콤한 향이 조금, 약간의 떨떠름한 맛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로이즈의 생초콜릿을 떠올리게도 하고요. (같은 느낌은 아닌데 자꾸 그게 떠오릅니다.)


좀 더 찾아보니 육계는 계피랑 비슷해서 그런 느낌의 향도 있다던데 제가 마실 때는 수정과의 그 향이 아니라서 도저히 상상이 안되더라고요.


여담으로 암차하면 암골화향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던데 이게 대체 뭔가 싶어서 중국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화향은 꽃향기이고 암골에 대해서는 중국인들도 서로의 의견이 다를 정도이더군요. 암골에 대한 설명을 봐도 추상적이라서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화향이라는 단어도 아리송하던데 

암차에서 느껴지는 단내가 꽃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했고 차라리 봉황단총이나 우롱차가 꽃향기를 느끼기 좋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