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것이라니. 이름부터 기대를 하게 만드네요.
첫 장부터 천천히 읽어봤는데 산지에 따른 홍차의 분류에서 다즐링은
머스캣 포도향이 나고 기문은 난향, 케냐도 난향이 난다고 쓰여있던데
일부만 그럴 뿐이어서 초보자가 오해하면 어쩌나 싶어요.
케나먄 해도 블렌딩용으로 쓰이는 대부분의 찻잎은
난향이 없고 다즐링도 전부 머스캣 향이 나는 건 아니거든요.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안 하면 각 홍차의
특징이 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즐링은 복잡미묘한 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걸 설명하려면
길어지고 머스캣 향이라고 소개하면 짧고 기억하기 쉬우니까요.
좋은 글도 많은데 타닌은 떫은맛뿐 아니라 풍부한 향을 만들어내므로
이게 적으면 맛이 밍밍해진답니다. 단맛, 감칠맛의 테아닌, 쓴맛의 카페인.
이 3가지가 조화롭게 결합하여야 맛이 풍부해진다네요.
저는 향을 첨가하는 Flavored Tea 라도 찻잎 본연의 향과 맛이
충분히 뒷받침해줘야 맛있는 홍차가 된다고 생각하기에
밍밍한 맛의 홍차보다는 약간의 떫은맛이 있는 찻잎이 좋더라고요.
티 테이스팅하는 공식도 나오던데 3g, 150cc, 3분으로
일반적인 홍차 우리기 공식인 3g, 300cc, 3분보다 물의 양이 적습니다.
차를 진하게 우려서 특징을 파악하는 방법인데
이건 보이차를 품평할 때도 쓰이고 있어요.
일반적인 보이차 우리기는 세차를 하고 10~30초 내의 짧은 시간에 여러 번
우리지만 평가를 할 때는 세차도 안 하고 5분 동안 진하게 우려서 마시거든요.
차의 색과 향뿐 아니라 엽저(차를 우려내고 남은 찻잎)도 평가하고요.
나만의 블렌드 티를 만들기 위한 조언도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차를 마시다 보면 이건 이렇게 해라는 방법이 있고 그렇게 해야만
최선의 맛이 나온다지만 결국 선택하는 건 개인의 입맛에 따라서 다르죠.
차만큼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평가가 극명하게 달라지는 것도 없을
거로 생각합니다. 남이 마시면 맛있는데 내가 마시면 별로인 경우가 있으니까요.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내 입맛에 맞는 블렌드 티를 만드는 조언은 좋았습니다.
단지 찻잎끼리의 블렌딩이 아니라 꽃이라던가 과일 등의
다른 재료와 섞는 것도 보여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점핑에 관한 이야기도 있는데 여기선 점핑을 해야 차맛이 좋아진다고
하지만 저는 점핑이 차맛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쪽이에요.
중국 다기인 자사호에 꽉꽉 눌러담겨서 우려내는
찻잎은 거의 움직이지도 않지만 맛있게 우려지거든요.
뒤에는 다기에 대해서 알려주는데 이런 거 좋아하는 분들은
재밌을 거에요. 전 차에만 흥미가 있어서 넘겼습니다.
그외에 냉침법이라던가 밀크티 만드는 방법을
사진 첨부해서 알려주시니 재밌게 읽었습니다.
홍차 강의라는 책처럼 오만하지도 않고
지식을 전달하면서 초보가 봐도 흥미로울 거 같아요.
저는 지식과 초보가 봐도 흥미가 갈만한 내용이 적절하게 섞인 책이 좋습니다.
한마디로 이거 제가 봤던 홍차 도서 중에서는 제일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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