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6일 일요일

Lupicia - Ryukyu Flower (琉球ふらわ)

꽃에서 나는 달콤한 향기를 응축한 듯한 느낌. 이걸 모으면 벌꿀이 될 거 같아요.

하이비스커스라기에 과일차겠거니 하면서 별 기대는 안했는데
가향차 전문의 루피시아답게 장미를 넣어서 향을 첨가했습니다.


물에 들어가니 하이비스커스의 향도 올라옵니다.
과일 조각 외에 쑥같은 것도 보이던데 검색해보니 딸기잎이랍니다.

제 느낌에는 새콤함과 과일이 주가 되는 차가 아니고
꽃향에 과일이랑 새콤함을 조금만 넣은 차였습니다.


서양 브랜드의 과일차는 하이비스커스와 엘더베리 등으로 새콤함을
내세우고 중국 브랜드는 설탕에 절인 과일을 듬뿍 넣어 단맛을 강조했다면

이건 꽃향을 앞세워서 루피시아만의 특색이 느껴지는 과일차였습니다.

2015년 7월 19일 일요일

Lupicia - Ryukyu Tropicial(琉球トロピカル)

새콤달콤한 열대과일 향에 꽃으로 장식해놓은 것이 제가 좋아하는 차에요.

3색의 꽃잎에 2가지 타입의 홍차가 보이고
달콤한 열대과일 향이 홍차의 향이랑 섞여서 올라옵니다.

(홍차, 파파야, 파인애플, 로즈페탈, 콘플라워, 메리골드, 열대과일향, 구연산)
맛은 생각보다 씁쓸하지 않고 과일 향이 입안에서 퍼져나가는 것이 좋네요. 

가향차로선 90점 이상의 훌륭한 차이지만 루피시아라면 으레
이 정도는 나올 거로 생각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안 드네요.

Lupicia - Shekwasha Oolong(シークワサー烏龍)

시쿠와사가 뭔지 찾아보니 오키나와의 특산물이라는데
오이타 한정차에 들어가는 카보스랑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시쿠와사, 카보스, 스다치는 라임이랑 비슷하게 생긴 일본의 과일이래요.
저는 시쿠와사의 사진만 보고 레몬 같은
상큼한 향을 기대했는데 이건 오렌지꽃향입니다.

찻잎은 문산포종이라는데 얼마 전에 마신
왕덕전의 것보다는 덜하지만 고소한 향도 있고요.

(문산포종, 오렌지 플라워, 시쿠와사향)
물이 들어가니 푸릇푸릇한 청향이 살아나는데
확실히 왕덕전의 문산포종보다는 산화발효도가 낮습니다.

엽저의 가장자리를 봐도 갈색인 부분이 거의 없네요.


차를 다 마신 후의 느낌은 오렌지꽃향과 청향이
나던 차였고 시쿠와사라고 할만한 향은 잘 모르겠습니다.

2015년 7월 18일 토요일

Lupicia - Shampincha(香片茶)

香片茶는 찻잎에다가 꽃잎을 섞어서 만든 화차로 모리화차(재스민차), 
백목련차, 계화차, 주란화차 등이 있는데 오키나와에선 주로 재스민차를 말하는 듯.
찻잎에선 청포도 향이 올라오고 나중에 재스민이 느껴지는데 
청포도 80, 재스민 20 정도로 청포도 향이 더 강했습니다.

소개 글에 오키나와의 전통차를 루피시아가 현대적으로 어레인지 했다고
하던데 모리화차(전통) → 청포도 향을 첨가한 모리화차(현대)인가 봅니다.


뜨거운 물을 부으니 재스민 향이랑 녹차의 향이 
같이 올라오는데 간만에 마음에 드는 재스민 차를 발견했습니다.

여기에다 청포도 향까지 있으니 금상첨화군요.
엽저를 보니 갈색 찻잎도 조금 섞여 있던데 홍차도 들어갔네요.

오키나와 6종 중에서 처음부터 이렇게 마음에 드는 차를
만났으니 뒤에 시음하는 차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될까 걱정입니다.


차를 마시면 입안에서 재스민 향이 과하게 
모이는 느낌도 있지만, 향이 좋으니 만족합니다.

2015년 7월 12일 일요일

차를 물처럼 (냉침)

얼마 전에 간 식당에서 연하게 우린 홍차를 차가운 음료로 제공하던데
꽤 맛있어서 이런 식으로 마시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 그래도 집에 쌓여있는 찻잎이 많아서
이걸 언제 다 마시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차라기보단 물처럼 연하게 냉침했습니다.


생수 500mL에 찻잎의 양은 적게 넣으면 되는데
차에 따라서 양이 다르니 정확하게 얼마라고는 못하겠습니다.

저는 평소보다 적게 넣었지만, 입맛에 따라서 평소처럼 넣으셔도 됩니다.
위의 사진은 1ℓ로 했지만 500mL로 하면 아침, 저녁으로 한 잔씩 마시고
저녁에 다른 찻잎으로 냉침해놓으면 매일매일 다른 차를 즐길 수가 있습니다.

찬물에 우려낸 거니까 카페인이 적어서 위에 부담도 덜 갈 테고
차를 마시고 싶다는 욕구도 충족시켜주니까 일거양득?

단점은 너무 연해서 향이 나는 물이라고 생각하고 마셔야 한다는 거에요.


마지막으로 제 경험상 가향차가 냉침에 잘 어울렸습니다.

아무래도 클래식 홍차는 찬물에 찻잎의 성분이 잘 녹아 나오지 않으니
향을 느끼기 어렵지만 가향차는 향이 잘 우러나오니 괜찮더라고요.

2015년 7월 11일 토요일

은박봉투와 밀봉클립

가향차는 밀봉이 중요해서 금방 마실 게 아니면 실링기로 
눌러두는 편인데 가끔 여러 가지 차를 마시고 싶을 때는 난감하죠.

봉투를 열면 향이 날아가 버리고 그러면 맛이 없어져 버리니까요.
이럴 때 유용한 것이 밀봉클립입니다.
봉지집게라고도 부르던데 이런 식으로 
윗부분을 집어두면 향이 빨리 안 사라지더라고요.

은박봉투의 꾹 눌러진 부분이 보이시죠? 
실링기의 열접착보다는 밀폐력이 약하겠지만 그냥 접어둔 것보다는 괜찮았어요.


여러분도 시음할 차는 많은데 한꺼번에 다 마실 수는 없고
매일 조금씩 이것저것 마셔보고 싶으시면 이거 써보세요.

2015년 7월 6일 월요일

왕덕전 - 치자우롱, 소다재당 - 치자우롱

둘 다 치자라는 이름이 들어가서 비교해보려고 같이 마셔봤습니다.
왕덕전 - 치자우롱

청차 특유의 풋풋한 향은 거의 다 날아갔고
구운 향만 남아있는 것이 노철관음이랑 비슷하네요.

치자 향을 첨가한 건 아니고 봉황단총 무슨 향처럼 원래의
찻잎에서 치자 비슷한 향이 난다는 거 같은데 저는 모르겠습니다.


물에 넣었을 때의 첫인상은 말린 쑥이었습니다.
찻잎이 다 풀린 후에도 그 이미지는 사라지질 않았고요.

찻물에선 구운 오룡차의 달달한 향이 나긴 하는데 약합니다.
소다재당 - 치자우롱

이것도 치자라는 이름이 들어가는데 이렇게나 선명한 꽃향기라니. 마음에 듭니다.

찻잎 사이에 꽃잎이 있는 거 보니 재스민과 유사한 방식으로 만든 차인 듯.
(찻잎에 꽃을 섞어두었다가 나중에 꽃잎은 조금만 남겨두고 꺼내는 방식으로요.)


찻잎일 때는 뚜렷한 향이 마음에 들었는데
차로 마실 때는 향이 진해서 금방 질리는 게 단점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자꾸 재스민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2015년 7월 3일 금요일

청차(오룡차) - 청향형, 농향형

예전부터 청차의 청향과 농형에 대해서 궁금했었는데
미끼님 덕분에 차가 많이 생겨서 비교해가면서 마셨습니다.

그렇다고 깊게 알아본다는 건 아니고 가볍게
청향은 이렇고 농향은 이렇구나. 하는 정도로만 경험해봤습니다.


<청향형>
eilong - 아리산 오룡

색만 봐도 청향형이라고 볼 수 있는 푸릇푸릇한
녹색의 찻잎에선 철관음에서나 날법한 향이 올라옵니다.

찻잎일 땐 숨어있던 줄기도 따뜻한 물에 들어가면 길어지네요.


처음에는 꽃이라고 느낀 향이 1초 정도 확하고 올라오다가 금세
사그라지고 엽저에선 고소한 향이 납니다. 녹차의 고소한 향과는 달라요.

한 마디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차에서 느껴지는
이 농후한 맛을 서양 사람들은 mliky라고 표현하는 걸까요?

청차 특유의 향은 은은한 편이라 쉬이 질리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왕덕전 - 문산포종

대만의 오룡차 중에서 제일 산화발효도가 낮다는 차인데 철관음이나
아리산 오룡과 비교하면 높네요. 찻잎에서 구운 향이 나거든요.

모양은 봉황단총이랑 비슷하고
물에 닿으면 불에 볶은 곡물의 냄새가 올라옵니다.

발효도 : 아리산 오룡 < 문산포종


그래도 대홍포 정도의 발효도는 아니라서 청향이
나긴 합니다. 풋풋한 향 + 구운 향을 살짝 얹은 느낌?

엽저의 가장자리에서 갈색으로 변한 부분이 적은 걸 봐도
알 수 있고요. 이렇게 살짝 불맛이 가미된 것도 매력이 있네요.


<농향형>
왕덕전 - 사계안상오룡

농향형에 가까운 색의 찻잎입니다. 박하의
첫 느낌이랑 비슷하면서도 구수한 향도 느껴지고요.

오래된 철관음과 비슷한 외견이지만 아직은 녹색이 남아있습니다.


구웠지만 타지 않은 향기. 탄내가 나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듭니다.

황금빛의 찻물에선 처음에 느꼈던 그 향이 납니다.
박하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에요.

농향형 청차를 마시면서 느낀 건 일본의
호우지차와는 비슷한 향이지만 맛은 다르다는 거였어요.


<농향? 청향?>
14년 동정오룡 삼등장

이것도 농향형인 거 같아서 꺼냈는데

구운 향은 사계안상오룡 > 14년 동정오룡 삼등장이고
색도 사계안상오룡이 더 노랗습니다.


물에 넣으니 메밀차 같은 고소함이 올라와요. 고소함은 이 중에서 제일 뛰어납니다.
메밀차가 생각나면서도 청차의 꽃 같은 향을 간직하고 있다니 신기하네요.

메밀차(30) + 오룡차(70) 정도인데 맛있어요.
왕덕전 - 취옥오룡

동정오룡보단 약한 굽기(?)였는데 처음 생각난 건 대나무잎차였어요.
차마다 이렇게 다른 인상을 주니 차라는 취미에 대해서 질릴 이유가 없네요.

여러가지 차를 마시느라 코가 둔해지긴 했지만 이걸 마시면서 느낀 건
청향과 농향의 중간 정도라는 거였어요. 세세하게 따지면 청향에 더 가깝지만요.

위의 2개는 농향인지 청향인지 헷갈리던 차였는데 청향이겠죠?
생각보다 엽저의 색이 갈색으로 많이 변하진 않았거든요.


청향형 : 녹색의 찻잎, 가볍고 푸릇푸릇하며 꽃에 비유되기도 하는 향기로 깔끔한 맛.

경발효로 만든 차인데 현대에 자주 쓰이는 제조법으로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고 합니다. 차의 성질은 차가운 편이라고 하네요.

농향형 - 청향에 비하면 진한 색으로 노란색부터 황색에 가까운 찻잎.

전통적인 반발효 차로 불에 구운 듯한 향기, 짙고 무거운 느낌에 달달한 향기가 특징.
차의 색은 황금색이며 마시면 몸이 따뜻해집니다.

이상이 청향과 농향의 특징인데 취향에 따라서 골라서 드시면 될 거 같아요.